K-민화 김학영 기자 | 옛 민화 속 호랑이는 단순한 맹수가 아니다. 때로는 권위를 상징하고, 때로는 세상의 부정과 탐욕을 꾸짖으며, 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는 존재다. 호랑이의 꼬리에는 흥미로운 의미가 담겨 있다. 꼬리를 내린 호랑이는 사냥할 뜻이 없고,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는 사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화의 상징적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호랑이의 행동은 꼬리뿐 아니라 자세와 주변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하지만, 이 그림이 전하는 교훈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첫째, 힘을 가졌다고 반드시 휘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꼬리를 내린 호랑이는 힘이 없어서 조용한 것이 아니다. 사냥할 능력이 있지만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강자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지 않는다. 권력을 가졌다고 국민을 억누르지 않고, 재물을 가졌다고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으며, 높은 자리에 있다고 남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쉽게 꼬리를 치켜드는 모습이 보인다. 정치권은 상대를 공격하고, 권력은 국민을 향해 위세를 부리며, 사회 곳곳에서는 양보보다 대립을 앞세운다. 그러나 국민을 향해 꼬리를
K-민화 이미형 대기자 | 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한 글자를 떠올린다. 바로 ‘福복 이다. 그러나 이 글자를 단순한 행운의 기호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이미 복의 절반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福은 우연이 아니다. 福은 기다림이 아니라 도래到來 이며, 정지된 상징이 아니라 움직이는 기운이다. K-민화 ‘福’자 안 에 병오년의 붉은 말을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오래된 진실을 다시 일깨운다. 복은 가만히 벽에 붙어 있는 글자가 아니라, 삶을 향해 힘차게 달려오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말은 예로부터 길조였다. 전쟁에서는 승전의 상징이었고, 평시에는 교류와 번영, 그리고 민간에서는 출세·속도·성취를 의미했다. 특히 병오년의 말은 ‘붉은 말’이다. 붉음은 불火의 기운이며, 정체를 허락하지 않는 추진력과 생명력의 색이다. 이 작품 속 말은단순히 福자를 장식하는 도상이 아니다. 福자의 구조 안에서 말은 몸을 일으키고, 시선을 앞으로 두며, 지체 없는 움직임을 준비한다. 이는 곧 이렇게 말한다. “복은 준비된 삶을 향해 먼저 움직인다.” 福자의 조형 또한 의미심장하다. 전통적으로 福은 ‘신에게 올리는 제사’와 ‘가득 찬 그릇’을 뜻한다. 이 작품에서는 그
K-민화 김학영 기자 | K-민화 전문 작가 담화총사의 신작 『복사꽃 미소에 머문 사슴』이 한국 전통 민화의 길상적 상징과 현대적 감수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복숭아꽃(복사꽃), 연꽃, 사슴 등 민화 속 대표적인 길상 소재를 통해 복福과 수壽,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전한다. 담화총사는 이를 전통적인 소재 해석에 머물지 않고, 신화적 서사와 정적인 자연의 순간을 결합해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는 ‘신과 인간의 경계가 열려 있던 아득한 옛 시절’에서 출발한다. 영원의 숲을 떠난 사슴 한 쌍이 인간 세상의 끝자락에 이르렀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연꽃이 피어나는 고요한 연못가다. 그곳에서 복사꽃은 마치 미소 짓듯 활짝 피고, 붉은 해가 떠오르며, 자연은 한순간 축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장면은 단지 시적인 풍경이 아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상향의 형상화다. 하늘에서는 물새가 내려와 노닐고, 모란과 국화, 파초와 조롱박까지 온갖 길상 식물들이 만개한 이 정원은 자연과 인간, 신과 생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작품 속 사슴은 그 가운데 조용히 서서 관람자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여기가 바로 복과 수,